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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석화, 위기를 고부가가치 전환 기회로…초기 정부 지원이 관건”

 
    

2025-02-24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석유화학산업은 국가기간산업입니다. 단순한 설비, 인력 감축 중심의 구조조정보다는 미래 성장 전략과 연계해 큰 그림을 갖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 재편이 이뤄져야 합니다”

엄찬왕 한국화학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최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최근 진행되고 있는 석유화학업계의 구조조정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석유화학업계는 지난해 유례없는 불황 속에서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국내 석유화학 ‘빅4’로 꼽히는 LG화학·롯데케미칼·금호석유화학·한화솔루션 모두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큰 폭 축소되거나 적자 전환하는 등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올해 역시 석유화학업계 전망은 불투명하다.

◇유가 하락, 러·우 종전 가능성…수익성 개선 기대

엄 부회장은 “지난해 국내외 경제성장 둔화 지속으로 화학제품 수요가 감소했고, 글로벌 공급망 이슈가 지속하면서 운송비 부담도 높아졌다”며 “올해는 작년에 비해 일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중국의 공급과잉은 여전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협회에 따르면 대표적인 석유화학 품목인 합성수지의 경우 지난해 중국 생산량이 4% 늘어난 반면 수요는 이에 미치지 못하면서 오히려 수출이 25.2%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내에서 소비하지 못하고 남겨진 제품을 해외로 밀어낸 것이다. 또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른 보편적 관세 부과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석유화학제품을 포함한 글로벌 교역을 위축시키는 부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엄찬왕 한국화학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이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하지만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및 유가 하락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 석유화학업체들이 원가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엄 부회장은 “그동안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국내 석유화학사들이 저렴한 러시아산 원료를 사용할 수 없어 중국이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은 측면도 있다”며 “전쟁이 끝나면 우리나라 석유화학업체들의 숨통도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의 적기…고부가제품 비중 확대해야”

특히 엄 부회장은 이 같은 위기 상황이 되레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동안 미뤘던 구조조정과 사업재편을 추진할 수 있는 적기라고 봤다.

그는 “그동안 석유화학 산업을 보면 약간의 부침은 있었지만 늘 성장해왔고 그룹의 캐시카우로서 맏형 역할을 해왔다”며 “범용 제품을 축소하고 고부가가치 제품을 확대해야 한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형성됐지만 돈을 잘 벌고 있는 상황에서는 어느 누구도 돈 안 되는 것에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기초소재와 고부가 친환경 소재의 비율이 6대 4 정도인데, 우리나라는 9대 1 수준으로 기초소재 비중이 압도적”이라며 “고부가 친환경 소재 가격이 2배 이상 비싸기 때문에 향후 수익성과 시장성을 고려하더라도 이를 확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엄찬왕 한국화학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이 한국화학산업협회 본사에서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최근 석유화학업체들도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구조조정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롯데케미칼은 여수와 대산공장의 가동을 최적화하는 등 NCC(나프타분해설비) 사업 비중을 60%에서 2030년까지 30%로 낮추기로 했으며, LG화학은 친환경 소재·전지 소재·혁신신약 등 3대 신성장 동력 사업 비중을 2030년 50%까지 높인다고 밝혔다.

정부 또한 설비 폐쇄, 사업 매각, 합작법인 설립 등 기업들의 자발적 사업재편을 유도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해 12월 사업 재편에 나서는 석유화학 업계에 3조원의 정책금융을 지원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이어 올 상반기 후속 대책 및 세부 내용을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다.

◇“스페셜티 초기 시장 창출 위한 정부 지원도 필요”

다만 그는 무조건적인 구조조정은 산업 생태계 전반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감을 나타냈다. 고용 불안이나 지자체 공동화 현상 역시 무리한 구조조정의 부작용으로 지목되고 있다. 인수합병이나 통폐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공정거래법 위반 또는 독과점 이슈도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협회는 내달 중에는 업계 의견을 수렴하는 용역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후속 대책을 마련하는데 이를 반영키로 했다.

엄 부회장은 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은 산업의 체질 개선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 중장기적인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관점에서 기업들의 고부가가치 제품 전환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석유화학제품 수출 비중이 55% 정도인데, 이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50%에서 최근 37%까지 하락했다”며 “최소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범용 제품에서 고부가가치 제품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부가가치 제품의 경우 개발 및 설비 투자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데 시장성이 없으면 기업들이 쉽게 투자를 결정하기 어렵다”며 “연구개발(R&D)지원이나 세제혜택 등 각종 인센티브도 중요하지만 구매 지원 등 초기 시장 창출을 위한 정부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그나마 유럽과 일본에 비해 설비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라며 “지금 당장은 힘들지만 이 시기를 잘 극복하면 또 좋아지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엄 상근부회장은…△연세대 전자공학 학사·연세대 정보대학원 박사 △기술고시 27회 △정보통신부 국제협력관실 국제기구담당관실 서기관 △지식경제부 전력산업과 과장 △산업통상자원부 기계로봇과 과장 △산업통상자원부 통상협력국 국장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정책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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